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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안 통했던 벤투, UAE에선 '브라질 용병' 8명 동원

이번 결정은 UAE 축구의 절실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UAE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36년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2026년 북중미 월드컵부터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이 기존 4.5장에서 8.33장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본선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UAE는 월드컵 본선 진출팀을 가리는 아시아 3차 예선 A조에서 승점 10(3승 1무 2패)으로 3위에 머물러 있다. 본선 직행이 확정되는 1~2위는 이란(승점 16)과 우즈베키스탄(승점 13)이 차지하고 있어, UAE가 남은 경기에서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36년 만의 본선 진출 꿈은 또다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과감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3월 A매치 기간에 펼쳐질 이란(원정)과 북한(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과의 7, 8차전을 앞두고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 8명을 대표팀에 소집한 것이다. 이는 UAE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귀화 선수 기용으로, 벤투 감독의 승부수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소집된 브라질 출신 선수들은 루카스 피멘타, 마르코스 멜로니, 파비오 데 리마, 조나타스 산토스, 루앙 페레이라, 브루노 드 올리베이라, 카이오 루카스, 카이오 카네두 등 총 8명이다. 이 중 조나타스 산토스와 카이오 루카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UAE 대표팀에 발탁되었다.
신규 발탁된 카이오 루카스는 대표팀 소집 확정 후 "너무 행복하다. 기대하고 있던 일이고, 꿈꿔왔던 일이다. 귀화 절차를 시작한 이후 UAE를 대표할 수 있기를 바랐고, 이제 그 기회가 생겼다"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또한 "난 여기서 행복하고, 내가 받은 모든 애정을 조금이라도 돌려줄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조나타스 산토스 역시 "내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건 모든 운동선수의 꿈이고, 난 UAE에 도착했을 때 매우 호평을 받았다"라며 "이는 내게 일에 대한 더 큰 동기를 부여한다. 내가 이 유니폼을 잘 대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대규모 귀화 선수 기용은 축구 강국 브라질의 기술적 DNA를 UAE 대표팀에 접목하려는 벤투 감독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세계 축구의 명가로서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는 국가다. 이러한 브라질 선수들의 기술적 우수성과 경기 운영 능력을 UAE 대표팀에 접목시킨다면, 전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익숙한 얼굴인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2022년 12월 대한축구협회와의 계약이 만료된 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고, 2023년 7월 UAE와 3년 계약을 맺으며 지도자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UAE는 24경기에서 13승 5무 6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3월에 있을 이란과 북한과의 경기는 UAE의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UAE의 이러한 대규모 귀화 전략은 축구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한 번에 8명이나 되는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소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벤투 감독이 얼마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목마른 상태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축구 전문가들은 이번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들의 대거 합류가 UAE 대표팀의 전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기존 UAE 선수들과 얼마나 빠르게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 그리고 벤투 감독의 전술 시스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A매치 기간에 펼쳐질 두 경기의 결과에 따라 UAE의 3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은 더욱 선명해지거나, 혹은 또다시 좌절될 수도 있다. 벤투 감독의 브라질 군단 작전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