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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순대외금융자산 1조 달러 돌파 '서학개미 덕분'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4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의 급증은 주로 해외 증시의 호조에 따른 영향이다. 특히, ‘서학개미’라 불리는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나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이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그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2023년 동안 미국 나스닥 지수가 28.6% 급등하며 한국의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크게 증가했다.
박성곤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1조달러에 근접하면서 외국인 증권 투자 잔액을 넘어서며 순 증권 투자가 첫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순대외금융자산의 급증은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의 증가와 외국인 증권 투자 잔액의 감소가 겹친 결과라는 점도 강조했다.
2023년 말 기준 한국의 대외금융자산은 총 2조4980억달러로, 전년 대비 1663억달러가 증가했다. 특히,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은 지분증권을 중심으로 1367억달러 증가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글로벌 주식 시장의 호조와 맞물려, 순 투자 거래와 평가 잔액 모두 증가한 결과였다. 또한, 해외 직접투자 잔액도 지분투자 중심으로 231억달러 증가했다. 해외 직접투자 증가의 주요 요인은 2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 투자 거래의 확대로, 미국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투자 규모가 확대된 결과다. 한편, 외환보유액은 45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1조3958억달러로, 전년 대비 1257억달러가 감소했다. 외국인 증권 투자 잔액이 줄어든 영향이 크며, 특히 국내 주가 부진과 원화 약세 등 비거래 요인으로 마이너스가 크게 발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 잔액은 193억달러 감소했으며, 이는 고금리와 원화 약세로 인해 투자자금 유입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대외채무(외채) 잔액은 6700억달러로, 전년 대비 25억달러 감소했다. 단기 외채는 62억달러 증가했지만, 장기 외채는 87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장기 외채의 감소는 일반정부의 부채성 증권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의 대외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5.3%로 1.8%포인트 상승했지만, 2019년~2023년 평균인 37.1%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성곤 팀장은 "단기 외채 비율이 반등했지만 여전히 과거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외채 건전성과 대외 지급 능력 모두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해외 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국내 외화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일부 외은 지점이 단기 외화 차입을 늘린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대외금융자산과 부채 구조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국가의 금융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순대외금융자산 증가를 통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가의 경제 건전성을 높이고 국제적 신인도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해외 증시와 환율 변동성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대외금융자산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므로,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