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 글로벌
트럼프의 배신, 우크라 버리고 푸틴과 손 잡아
![word1.jpg](http://img.imagepola.com/20250207/64adb45d606dab60887c0a5831cc257e1882824387.jpg)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양측 협상팀이 즉각 협상을 시작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약 90분간 통화했다고 확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 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고,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직접 통화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인 2022년 2월 이후 3년 만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대화는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였던 2020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그 역시 푸틴 대통령처럼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누구보다도 평화를 원한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을 중단하고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이루어내자’"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종전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나토 가입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정상과의 통화 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모든 영토를 되찾을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자금을 "어떤 형태로든" 회수할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사이에는 대서양이 있지만, 유럽은 가까이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유럽보다 더 많은 돈을 우크라이나에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는 천연자원, 석유, 가스가 있으며 미국은 지원금에 대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역시 이에 동의했으며, 앞으로 추가적인 지원이 제공될 예정이지만 반드시 보장된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word2.jpg](http://img.imagepola.com/20250207/8b45e6711a51c7fab179ff18525c76d01864283274.jpg)
이에 따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광물 매장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베센트 장관이 두 나라 간 안보 및 경제적 파트너십에 관한 문서를 제시했으며, 오는 14~15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협정을 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종전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제 미국 국경 안보와 중국 견제에 집중할 것이며,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안보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현실적인 결과라고 믿지 않는다"며 나토 가입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에는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안보 보장이 포함되어야 하지만,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유럽이 독자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이번 종전 협상을 계기로 다시 회복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과 관련해 "아마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가 미국을 방문하고 내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동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만약 올해 양국 간 상호 방문이 성사된다면,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은 12년 만이다.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찾았을 때였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개시되었지만, 우크라이나가 어느 정도의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협상할 뜻이 없음을 밝힌 상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단순한 휴전이 아니라 러시아의 요구 조건을 끝까지 관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독일,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및 유럽연합(EU)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키이우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