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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자, 햄버거에 발목?.."이것 먹고 사망률 22%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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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40~69세 성인 13만9267명을 대상으로 평균 10.1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2월 8일)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은 4만6953명, 여성은 9만2314명이었으며, 이 중 암 생존자는 5585명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이 제시한 암 예방 생활 수칙을 기준으로, 암 생존자들을 준수 정도에 따라 ‘낮음’, ‘중간’, ‘높음’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의 사망률을 비교 분석했다. WCRF와 AICR이 권장하는 암 예방 생활 수칙에는 ▲건강한 체중 유지 ▲신체 활동 유지 ▲통곡물, 채소, 과일, 콩이 풍부한 식단 섭취 ▲패스트푸드 및 고지방·고탄수화물 가공식품 섭취 제한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제한 ▲설탕이 많이 포함된 음료 섭취 제한 ▲알코올 섭취 제한 ▲암 예방을 위한 보충제 사용 금지 ▲가능한 모유 수유 ▲암 진단 후에도 이러한 생활 수칙 준수가 포함된다.
연구 결과, 모든 항목에서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킨 ‘높은’ 그룹의 암 생존자는 ‘낮은’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34% 낮았다. ‘중간’ 그룹도 ‘낮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2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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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체 활동과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이 암 생존자의 사망률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에 따르면, 중강도에서 고강도 운동을 1주일에 150분 이상 하는 암 생존자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생존자보다 사망률이 23% 낮았다. 또한, 패스트푸드 섭취를 제한한 그룹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운동이 암 전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저산소증을 완화하고, 혈류를 개선하며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체 기능 향상과 같은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를 통해 사망률 감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 역시 암 생존자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가공식품 섭취가 지속될 경우 혈당 부하 증가, 염증 촉진, 종양 증식과 전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암 생존자가 패스트푸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암 재발과 사망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서울대 연구팀의 신애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치료 후 5년 이상 장기 생존한 그룹에서 생활 수칙 준수와 사망률 감소 간의 연관성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는 서양에서 진행된 코호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암 생존자의 장기적인 건강 관리를 위해 암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암 생존자의 건강 관리 방향을 제시한 연구로, 향후 암 환자의 사후 건강 관리 및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정책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